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열 두 해가 됐습니다.

아직도 우리는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대통령님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셨을까 생각합니다. 대통령님은 떠나셨지만,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.

대통령님께서 처음 대통령 선거에 나서셨을 때, 저는 대학 1학년생이었습니다. 그 연설을 듣고 싶어 학교 수업 대신 연설장으로 달려갔습니다. 대통령님과 만남은 제 청춘의 시작이었습니다.

두 번째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셨을 때 저는 전담 기자였습니다. 대통령님은 승용차 옆자리를 제게 내주셨습니다. 동교동 서재 출입도 허락하셨습니다. 저는 그때 당신의 생애와 생각을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. 당신의 꿈도 알았고 좌절도 목격했습니다.

네 번째 도전에서 대통령이 되신 뒤, 저는 대통령님 공천으로 국회의원이 됐습니다. 대통령님을 통해 정치를 시작했고 정책을 배웠습니다.

대통령님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행운이었습니다. 저희 모두는 당신과 함께 걸었고, 함께 꿈꾸었고, 함께 아파했습니다. 그래서 행복했습니다.

이제 대통령님이 알려주신 방향으로 더 담대하게 걷겠습니다. 민주주의와 인권을 성숙시켜 가겠습니다. 한반도 평화정착의 큰 걸음을 이어가겠습니다. 복지 강국, 문화 강국의 길도 열겠습니다.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 대통령님께서 못다하신 꿈을 이뤄가겠습니다.